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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Coltrane – My Favorite Things

재즈 한 잔!

by 밍밍쏭 2025. 4. 25.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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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hn Coltrane – My Favorite Things: 재즈의 재해석이 만들어낸 명작의 변주

1960년대 초, 재즈는 끊임없는 진화의 한복판에 있었다. 비밥(Bebop)과 하드밥(Hard Bop)의 기교 중심 스타일을 지나, 뮤지션들은 보다 내면적이며 철학적인 표현을 갈망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은 재즈 역사에 한 획을 긋는 명작을 선보인다. 바로 뮤지컬 The Sound of Music의 넘버였던 「My Favorite Things」를 자신의 이름을 건 앨범에서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 곡의 배경과 탄생: 소프라노 색소폰의 등장이 가져온 혁신

「My Favorite Things」는 원래 1959년, 리처드 로저스(Richard Rodgers)와 오스카 해머스타인 2세(Oscar Hammerstein II)가 작곡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의 넘버 중 하나였다. 줄리 앤드루스가 불렀던 밝고 따뜻한 원곡은, 낙천적 감성을 자극하는 팝 발라드였다. 하지만 1960년 10월, 존 콜트레인은 이 곡을 무려 13분에 달하는 대곡으로 탈바꿈시키며 재즈의 언어로 완전히 다시 쓰게 된다.

특히 이 곡은 콜트레인이 **소프라노 색소폰(soprano saxophone)**을 처음으로 선보인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전까지는 테너 색소폰이 그의 주요 악기였지만, 새로운 음색을 찾던 콜트레인은 독특하고 날카로운 소리를 지닌 소프라노 색소폰을 통해 새로운 표현의 길을 열었다. 그 결과물은 전통적 코드 진행에 얽매이지 않고, **모드(modal)**를 중심으로 하는 자유로운 즉흥 연주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탄생했다.


💬 곡의 메시지와 의미: 익숙함 속 낯설음의 미학

콜트레인의 「My Favorite Things」는 단순히 유명한 뮤지컬 곡을 연주한 것이 아니다. 이는 ‘재해석’의 경지를 넘어선 **‘재창조’**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이 곡의 익숙한 멜로디를 해체하고 반복하며, 완전히 새로운 정서적 차원을 만들어낸다.

원곡이 전달하고자 했던 ‘즐거운 것들’에 대한 단순하고 낙천적인 메시지는, 콜트레인의 손을 거치며 더욱 명상적이고 영적인 해석으로 바뀐다. 이는 그가 추구했던 음악적 철학—즉, 음악을 통한 자기 탐구와 초월의 경험—과도 맞닿아 있다. 특히 반복적인 패턴 속에서 변화를 꾀하는 연주는 ‘같은 듯 다른’ 몽환적 흐름을 만들어내며, 단순함을 통한 깊이를 구현한다.


🎺 재즈적 해석과 음악적 의의: 모달 재즈의 대중화

이 곡은 **모달 재즈(modal jazz)**의 대표작으로 평가받는다. 모달 재즈란 복잡한 코드 진행 대신, 하나의 모드(음계) 안에서 자유롭게 멜로디를 전개하는 스타일을 말한다. 마일스 데이비스의 Kind of Blue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한 이 접근은, 존 콜트레인의 My Favorite Things를 통해 더욱 폭넓게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콜트레인의 버전에서 피아니스트 맥코이 타이너(McCoy Tyner)는 단순한 화성적 반주를 반복하며, 색소폰이 자유롭게 멜로디를 구성할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한다. 그 위에서 콜트레인의 즉흥 연주는 점차 감정의 깊이를 더해가며, 청자를 차분히 몰입하게 만든다. 이는 즉흥성과 구성미, 기술과 감성의 균형이 얼마나 정교하게 조율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걸작이다.


🎧 감상의 포인트: 반복 속 진화를 듣는 귀

콜트레인의 「My Favorite Things」는 단순히 들으면 반복되는 멜로디가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반복은 의도된 구도 속에서 미묘한 변화를 쌓아가는 과정이다. 감상 시 아래의 포인트를 주목하면 더욱 깊이 있게 곡을 이해할 수 있다.

  1. 소프라노 색소폰의 음색: 따뜻하면서도 선명한 음색이 곡 전체의 분위기를 지배한다. 특히 고음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은 감정을 극대화시킨다.
  2. 반복되는 피아노 아르페지오: 맥코이 타이너의 아르페지오는 단조로운 듯하면서도 곡의 명상적 분위기를 견고히 만든다.
  3. 드럼과 베이스의 리듬 구조: 엘빈 존스(Elvin Jones)의 드럼은 겉으로는 절제되어 있지만, 내면적으로는 강한 에너지를 품고 있다. 베이스는 리듬의 중심을 잡으며 곡의 흐름을 유연하게 이끈다.
  4. 즉흥 연주의 진폭: 단순한 멜로디에서 시작해 점차 복잡해지는 구성은, 콜트레인의 내면세계가 열리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Qvc-Gkwhow

 


✨ 마무리: 재즈의 재창조, 그리고 초월

「My Favorite Things」는 단순한 커버곡이 아니다. 이는 존 콜트레인의 예술적 비전이 고스란히 녹아든 창작물이자, 재즈라는 장르가 지닌 무한한 해석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작품이다. 이 곡을 통해 콜트레인은 기존 음악의 경계를 허물고, 익숙한 멜로디 속에서도 무한한 자유를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의 「My Favorite Things」는 재즈의 진정한 의미를 되묻는다. 재즈는 단순히 흘러가는 음악이 아니라, 순간을 해석하고, 감정을 연주하며, 개인의 철학을 표현하는 예술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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